할머니 떡볶이를 사다가 먹었는데, 이건 정말 옛날 생각이 절로 나는 맛이었어요. 요즘 떡볶이들은 매운맛이 강하고 화려한 재료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할머니 떡볶이는 그런 화려함 대신에 소박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더라고요. 떡과 양념의 조화가 마치 어린 시절 학교 앞에서 먹었던 그 떡볶이를 떠올리게 했어요.
먼저 떡의 식감이 정말 좋았어요. 너무 질기지도 않고, 그렇다고 물렁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쫀득함이 느껴졌거든요. 요즘 떡볶이 떡들은 가끔 너무 부드러워서 금방 퍼져버리기도 하는데, 할머니 떡볶이의 떡은 씹을 때마다 적당히 쫀득쫀득하면서 입안 가득 채워주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양념이 아주 맵지 않고, 살짝 달달하면서도 은은한 감칠맛이 입안에서 맴돌았어요. 매운맛에 익숙한 입맛을 가진 저도 그 단순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소스에 푹 빠지게 되더라고요. 이게 바로 '할머니 떡볶이'만의 매력이구나 싶었어요.
특히 떡볶이 국물은 너무 자극적이지 않아서 먹으면 먹을수록 더 당기는 그런 맛이었어요. 떡을 찍어 먹어도 좋고, 국물만 떠먹어도 딱 적당히 달고 짭짤한 맛이었거든요. 양념이 과하지 않아서 그런지 부담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었어요. 떡이랑 함께 들어있던 어묵도 적당히 부드럽고 양념이 잘 배어 있어서, 한입씩 떡이랑 번갈아 가며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을 다 비웠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이 떡볶이를 먹으면서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났어요.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떡볶이 한 그릇씩 사 먹던 그 시절, 길거리에서 풍겨오던 떡볶이 냄새와 쫄깃한 떡의 식감이 오늘 할머니 떡볶이를 먹으면서 다시 떠오른 거예요. 그때의 소박하고 따뜻한 기억이 이 떡볶이 한 그릇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어요. 요즘처럼 화려하고 자극적인 떡볶이가 아니라, 예전 그대로의 맛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이런 소박한 떡볶이의 맛은 변하지 않는다는 게 참 신기하고 반갑더라고요. 앞으로도 종종 할머니 떡볶이를 사다 먹으면서 그 추억을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또 먹고 싶은 그런 맛이었어요.